본문 바로가기
여행

인왕산 등산 코스 총정리! 수성동계곡 출발, 봄날 도심 속 힐링 산책

by 애플도마 2025. 5. 1.
반응형

수성동계곡에서 올려다 본 인왕산 정상. 이미지 출처: © appledoma

도심 속 어디에서든 보이는 바위산 하나.


그날 우리는 그 정상, 인왕산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수성동계곡에서 출발한 발걸음은 이른 봄의 초록에 젖은 나무들 사이를 조심스레 헤집고 올랐다.

안내도 앞에 잠시 멈춰 오늘의 길을 그려본다.
높이 338m. 결코 높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은 산 하나를 넘는 깊이를 품고 있었다.

인왕산, 그 이름 아래 펼쳐지는 길

 

등산길 곳곳에서 만나는 소원돌탑. 이미지 출처: © appledoma

 

함께한 일행은 셋.
길을 안내해준 친구는 인왕산을 여러 번 올랐던 이로, 오늘은 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비교적 가파른 ‘지름길 코스’를 택했다.
산을 자주 찾지 않는 선배도 함께였기에, 조금은 걱정도 됐지만 “도심 속 산이니 괜찮겠지”란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은 나무로 잘 놓여 있었고, 숲의 그림자와 햇살이 교차하는 길 위로 바람이 낮게 흘렀다.
길 중간중간, 수북한 돌무더기 위에 얹힌 소망의 돌들이 눈에 띈다. 나도 그 위에 조심스레 마음 하나 얹는다.


인왕산 안내도. 이미지 출처: © appledoma

 

인왕산 주요 등산 코스 안내

코스명출발지 – 도착지난이도소요시간
① 수성동계곡 코스 수성동계곡 → 인왕산 정상 ★★☆☆☆ (초보 추천) 약 1시간
② 자하문 코스 자하문고개 → 정상 → 한양도성길 ★★★☆☆ (전망 좋음) 1.5~2시간
③ 홍제천 코스 홍제천 → 윤동주문학관 → 정상 ★★★☆☆ 약 2시간
④ 무악재 코스 무악재역 → 능선 따라 정상 ★★★★☆ (바위길 많음) 2시간 이상
 

Tip:

  • 수성동계곡 코스는 계단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초보자에게 적합합니다.
  • 무악재 코스는 암릉 구간이 있어 등산화를 권장하며, 바위 타기를 즐기는 분들에게 인기 있습니다.

 

바위산인 인왕산. 이미지 출처: © appledoma

기억 저편의 바위 하나, 그리고 성곽의 흔적

 

올라가다 마주한 거대한 바위 하나.
언뜻 보면 평범하지만, 역사 공부 중인 친구가 알려준 그 정체는 '옥개석(屋蓋石)'이었다.
한양도성의 여장(女墻) 위를 덮던 지붕돌.

 

옥개석. 이미지 출처: © appledoma


시간 속에 파묻혀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하던 돌이, 오늘 우리의 발걸음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성곽의 흔적을 따라 걷다 보면, 이 도시의 오래된 결이 살짝살짝 모습을 보인다.
높은 빌딩들 뒤로 성곽이 이어지고, 멀리 경복궁의 기와지붕이 가늘게 빛난다.


서울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이미지 출처: © appledoma

서울을 품은 바위, 정상에서의 풍경

 

정상에 오르면 말이 필요 없다.
북악산 너머로 청와대가, 남쪽으로는 남산타워와 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도시가 얼마나 다층적인지, 얼마나 많은 결을 품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정상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꽤 단단하고 바람이 시원하게 지난다.
주말이면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정상의 바위길을 오르는데, 그날은 평일 오후라 잠시 조용한 정적이 내려앉아 있었다.


 

군사초소를 리모델링한 숲속쉼터. 이미지 출처: © appledoma

숲속 쉼표, 인왕산 숲속쉼터

 

하산 길에 들른 ‘인왕산 숲속쉼터’는 예전 군사 초소였던 곳을 개조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장소다.
목재로 지어진 공간은 자연과 잘 어울리며, 통유리를 통해 인왕산 숲의 풍경이 그대로 들어온다.

창 너머로 흐드러진 초록을 바라보며 조용히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
그 풍경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환기가 되지 않아 유리 너머의 바람이 실내에 스며들지 않는 건 조금 아쉬웠다.
숲의 쉼터라면 바람이 들고 나야 하지 않을까. 눈이 아니라, 몸이 먼저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공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마무리하며

 

도심 한가운데서 만난 고요한 산.
인왕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그 안엔 우리가 잊고 지낸 여백과 숨결이 숨어 있었다.
하루쯤,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걷는 발걸음으로 이 산을 느껴보기를.
봄바람 따라 길 위에서 나를 만나는 일. 그 시작점에 인왕산이 있기를 바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