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의 마지막 날.
지방에 계신 양가 부모님을 뵙고 올라오니 온몸이 무겁게 가라앉았어요.
오늘 하루는 푹 쉬어야지 했지만, 이른 아침 눈이 떠졌고, 결국 산책 겸 바람 쐬러 안양천으로 향했습니다.
벌써 한 달 전, 벚꽃이 만개했던 시기를 지나 어느새 모든 풍경이 초록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벚꽃길이 초록 터널로 바뀌는 순간
4월에는 눈부신 벚꽃이 안양천을 가득 메웠다면, 지금은 초록 잎이 만들어낸 생명의 터널이 반겨줍니다.
황톳길 위로 드리운 초록빛 나무 그늘,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드는 산책길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어요.
꽃이 만발했던 그 자리엔 이제 생기 가득한 잎사귀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봄의 색이 화려함에서 평온함으로 바뀌는 시간, 그런 5월 초순의 자연이었습니다.
안양천 장미 정원, 아직은 이른 개화
안양천변은 5월이 되면 ‘장미 길’로 변신합니다.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 세 구간에 걸쳐 장미원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길이 더욱 풍성해지지요.
아직 장미꽃이 피기엔 이른 시기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하러 갔습니다.
역시나 대부분의 장미는 봉오리만 맺고 있었고, 간혹 몇 송이가 수줍게 피어 있었습니다.
예상으로는 5월 중순에서 6월 초 사이가 만개 시기일 듯해요.
안양천 장미 명소 3곳 소개
🏵 영등포구 – 안양천 장미원
- 위치: 영등포 안양천변 (도림천 합류 부근)
- 특징: 약 5000㎡ 부지에 사계장미 41종, 1만여 본이 식재됨.
초화류 18종 5만 본, 포토존과 벤치가 있어 쉼터로도 훌륭해요.
🏵 구로구 – 안양천 생태초화원
- 위치: 오금교 인근
- 특징: 약 1만7500㎡ 규모, 장미원 외에도 창포원, 농촌체험장, 습지원 등 다양한 정원 조성.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풍성하고, 3단 산책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금천구 – 금천한내장미원
- 위치: 시흥대교 인근
- 특징: 2009년 조성, 2019년 확대. 둔치와 제방까지 장미가 심어져 있어 산책과 함께 사계절 꽃 감상이 가능.
장미축제와 다양한 볼거리
장미 개화 시기에 맞춰 각 구청에서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어요.
- 장미 전시회
- 주민 참여 행사
- 플리마켓이나 포토 이벤트 등
정확한 일정은 영등포문화재단, 구로문화재단, 금천구청 문화체육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구로구 구간에는 농촌체험장, 항동철길 미니역, 파크골프장, 조용한 연못 쉼터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산책 코스로도 손색없어요.
오늘 산책의 소소한 풍경들
- 초록 보리밭이 무성하게 자란 어린이 농촌체험장
- 까치 한 마리가 쉬고 있던 작은 연못 쉼터
- 이른 아침에도 활기찬 파크골프장 어르신들
-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정자의 사람들
모든 풍경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도시 속에서도 여유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었어요.
마무리하며
안양천 산책로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벚꽃이 흩날리던 4월, 장미가 만개할 5월 중순, 그리고 풀과 나무가 무성해지는 여름까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끔은 자연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조금 이른 산책이었지만
곧 장미가 만개하고 축제가 열릴 생각에 마음이 설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초록 잎 사이로 꽃봉오리만 맺고 있지만,
5월 중순이 지나면 안양천은 다시 한 번 형형색색의 장미로 가득할 거예요.
조만간 ‘2025 서울 장미 축제 일정 & 즐길 거리’에 대해 따로 정리해 블로그에 소개드릴게요.
장미가 만개하는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다음 글도 기대해 주세요!
